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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회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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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930회 작성일 10-05-04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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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길(전 창평중학교 교장)  

교직의 마지막 회고사

회 고 사

먼저 공사다망하신 가운데도 불구하고, 오늘 본교 제33회 졸업식을 빛내주시기 위해 참석해 주신 학교운영위원님, 관내 기관장님 그리고 내빈여러분과 학부모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비록 날씨는 춥고 자리는 불편할지라도 이제 정든 교정을 떠나 새로운 도약을 기약하는 이 자리는 참으로 뜻깊고 축복스런 자리일 것입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들은 지난 3년 동안 때로는 힘들고 어려운 적도 있었겠습니다만 각자 최선을 다해 학문에 정진해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영광의 자리에 섰습니다. 그동안 참으로 수고 많았습니다. 그리고 축하합니다. 돌이켜 보면 오늘의 이 축복스런 졸업의 장이 그냥 이루어진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이 이처럼 영광의 졸업장을 받게 되기까지는 오직 사랑과 희생으로 보살펴 주신 부모님과 온갖 열정으로 여러분을 지도해 주신 스승의 은혜가 있었음을 영원히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졸업생 여러분!
나는 오늘 여러분을 떠나 보내면서 한편 너무도 아쉽고, 한편 너무도 자랑스러운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3년 동안 갈고 닦으며 쌓아온 훌륭한 전통은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 더 새롭고 아름답게 이어지리라 확신합니다.
여러분은 이제 창평중학교에서 배우고 익힌 알찬 실력과 높은 이상을 간직한 채, 각자의 진로에 따라 상급학교에 진학하게 될 것입니다. 어디를 가든지 창평인의 긍지를 가지고 더욱 분투 노력하는 정진의 자세를 잊지 않으리라 확신합니다만 “달리는 말에도 채찍을 가한다.”는 주마가편의 심정으로 몇 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항상 “더불어” 사는 사람이 됩시다. 여러분들은 유명한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사람이 남긴 훌륭한 말을 잘 기억할 것입니다. 그 철학자가 말하기를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했습니다. 무슨 뜻인지는 여러분들도 아마 잘 알 것입니다. 물론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만이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지요. 평범한 이치이지만 정말 명심해야 할 대단히 소중한 진리라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앞으로 부모님이나 친구들 혹은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무엇을 해 줄 것인가 기대하기 이전에 내가 그분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앞으로 되고자 하는 야심이나 이상 속에는 혹시나 다른 사람은 어찌 되든 내 앞날의 영달만을 위하는 위험한 이기심은 없는지 냉정한 자세로 자신을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 시대가 아무리 적자생존의 원칙이나 생존경쟁의 논리가 지배하는 긴장의 사회라 할지라도 여러분들은 열심히 갈고 닦은 실력을 항상 주위를 돌보며 사랑을 베풀고, 정의를 심는 도구로 써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 사회가 진정 필요로 하는 소금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다음으로, “칠전팔기”의 굳은 의지를 가진 사람이 됩시다. 여러분들은 오늘 비록 창평중학교를 졸업하게 되지만 여러분들이 꿈꾸는 이상을 실현하기까지는 여러분들 앞에는 참으로 많은 난관이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많은 어려움들이 여러분들을 아무리 유혹하고 괴롭힐지라도 항상 굳은 의지로 다시 일어서 불굴의 도전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무엇이든 쉽게 얻고 쉽게 이룬 것들은 그 만큼 쉽게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항상 무엇이든 쉽게 얻으려 하지 말고 땀의 노력으로 성취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 사람이야말로 어느 곳에서든 진정으로 항상 필요로 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존경하는 내빈과 학부모님 여러분!
그리고 선생님들과 졸업생, 재학생 여러분!
오늘 이 자리 이 시간이 저에게는 남달리 뜻깊기도 하고, 또한 아쉬운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지난 41년 2개월 동안 몸담고 열정을 바치며 지켜왔던 교단에서 이제 제 소임을 마치고 정년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음은 아직도 20대 초반, 처음 교단에 서게 되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그 사이 강산을 네 번이나 바꾸어 버렸습니다. 저의 고향도 이 고장으로 20대 초반까지 여기서 살았으며, 40여 년의 교직 생활 중 이곳 제 고향에서 담양남초등학교, 충의교육원, 고서중, 한재중 그리고 창평중에서 약 18년 동안 후진 양성에 나름대로 정열을 쏟았습니다. 더욱이 마지막 교단을 떠나게 되는 창평중학교는 너무나 감회가 깊습니다. 제자를 내 자식처럼 길러보려고 많은 노력을 해 보았으며 스승을 부모처럼 존중하도록 수없이 가르쳐 왔습니다만 뒤돌아보니 마음 같이 되지 않아 너무나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저는 이제 제 자리를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그 동안 교단에서 배우고 얻었던 많은 가르침과 경험을 밑천삼아, 저도 유익한 제2의 인생을 계획해보고자 합니다.
그 동안 저를 이끌어주시고 도와주셨던 선후배 교사 여러분들에게 진정어린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제 고향에서 제 마지막 교단생활을 소신껏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지역민과 학부모님들께도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울러 세대 차이를 느끼지 못할 만큼 저를 잘 따라주었던 졸업생과 재학생 여러분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졸업생 여러분!
이제 여러분은 잠시 후면 모교의 교문을 나서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졸업의 의미는 분명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임을 명심합시다. 방금 당부했던 몇 가지를 부디 가슴속에 꼭 새기기를 거듭 당부하며 오늘 여러분의 졸업을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아울러 이제 새로운 장도에 오른 여러분의 앞날에 항상 신의 가호와 행운이 함께 하기를 기원하면서 회고사에 가름합니다. 감사합니다.

2003. 2. 14.

창평중학교장 이 중 길


2005년 03월 30일 오후 7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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